이번에 대학원에서 하루짜리 해커톤에 참가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승은 하지 못했다. 그래도 하루 만에 아이디어를 실제로 돌아가는 서비스로 만들어 배포까지 해냈고, 그 과정이 정말 재밌었다.
평소에는 각자 연구실에서 따로 지내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밤늦게까지 같은 문제를 붙잡고 있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특별했다. 이 글은 우리 팀 숟가락이 만든 서비스 캠퍼스런(CampusRun)과 그날 하루의 기록이다.

아이디어: "학식 포장 좀 해줄 사람?"
아이디어는 우리 모두의 경험에서 나왔다. 수업이나 과제 중에 "학식 포장만 좀", "출력물만 가져다줬으면", "택배만 받아줬으면" 하는 5~20분짜리 잔심부름이 자주 생긴다. 그런데 부탁할 친구가 마침 근처에 없으면 결국 카톡으로 아는 사람을 수소문해야 했다.
기존 방법들에는 각각 아쉬운 점이 있었다.
- 에브리타임 같은 익명 게시판은 상대가 누구인지 검증이 안 되고, 돈을 먼저 주면 노쇼가, 나중에 주면 수행자가 불안하다.
- 당근마켓 같은 동네 심부름 앱은 외부인이 "공학관", "학생회관 학식당" 같은 캠퍼스 지리를 모르고, 최소 단가(5천~1만 원)가 학생 잔심부름에 비해 너무 높다.
- 의뢰 글을 쓸 때마다 제목, 장소, 시간, 가격을 다 채워야 하고, 얼마를 줘야 적당한지도 감이 없다.
캠퍼스는 반경 2km 안에 부탁하는 사람과 들어줄 사람이 같이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같은 학교 학생끼리 믿고 주고받는 심부름 서비스"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우리가 만든 서비스, 캠퍼스런
캠퍼스런은 같은 학교 학생끼리 학식 포장, 프린트, 택배 수령 같은 캠퍼스 안 잔심부름을 주고받는 웹 서비스(PWA)다. 홈 화면 위쪽의 [해주세요 | 해줄게요] 버튼으로 부탁하는 사람과 들어주는 사람 역할을 언제든 바꿀 수 있다.

1. 학교 이메일로만 가입하는 폐쇄형 커뮤니티
@kookmin.ac.kr 같은 학교 이메일로만 가입할 수 있다. 실명과 학번은 암호화해서 저장하고, 화면에는 "성실한 너구리 1" 같은 랜덤 닉네임만 보인다. 신뢰는 학교 인증과 매너 온도로 쌓는다.
2. 한 줄이면 끝나는 AI 의뢰 작성 도우미
"지금 공학관에서 정문까지 과제 출력물 좀 가져다주실 분"처럼 한 줄만 쓰고 [AI로 정리하기]를 누르면, Claude가 제목, 본문, 카테고리, 출발지와 도착지, 희망 시각을 알아서 채워 준다. 거리와 점심 피크 시간을 반영해 추천 사례금까지 계산해 준다. AI 호출이 실패하면 규칙 기반으로 대신 채워서 화면이 멈추지 않게 했다.
3. 포인트 에스크로로 안전한 거래
의뢰를 등록하는 순간 사례금을 포인트로 맡겨 두고, 완료가 확인되면 수수료(10%, 최대 1,000P)를 뺀 금액을 수행자에게 지급한다. 취소하거나 기한이 지나면 자동으로 환불된다. "돈 먼저 줄까, 나중에 줄까" 고민을 없앴다.
4. AI가 미리 걸러 주는 콘텐츠 검열
의뢰, 채팅, 후기 등 모든 글을 금칙어 검사, 전화번호와 계좌번호 자동 마스킹, Claude 판정 순서로 검열한다. 그래서 "대리출석 해주실 분" 같은 학업 부정행위 요청은 전송 자체가 막힌다. 대학 서비스라서 꼭 넣고 싶었던 기능이다.
5. 의뢰 한 건이 흘러가는 과정
- 의뢰 등록 후 2시간 동안 모집 중
- 지원자 중 수행자 선택(최대 3시간)
- 진행 중, 실시간 1:1 채팅으로 조율
- 수행자가 사진과 메모로 완료 보고
- 의뢰자가 후기를 남기면 완료, 포인트 자동 지급(24시간이 지나면 자동 확인)
이 밖에도 스터디나 운동 인원을 모으는 모임 기능, 비밀 문의, 긴급 옵션, 인앱 알림까지 하루 동안 넣을 수 있는 건 최대한 넣었다.
어떻게 만들었나
하루라는 짧은 시간 안에 끝내기 위해 PRD를 먼저 꼼꼼하게 쓰고, Cursor(Agent 모드)로 PRD 기반 바이브코딩을 했다. 테스트는 브라우저 두 개에 서로 다른 계정으로 로그인해서 지원, 채팅, 정산까지 전부 직접 돌려 봤다.
영역사용한 기술
| 프론트엔드 | Next.js 16, React 19, TypeScript, Tailwind CSS v4 |
| 백엔드·DB | Supabase(Postgres, Auth, RLS, Realtime, Storage, pg_cron) |
| AI | Anthropic Claude API(의뢰 정리, 사례금 추천, 콘텐츠 검열) |
| 개발 도구 | Cursor, chrome-devtools·playwright MCP |
| 배포 | Vercel(GitHub main 브랜치 자동 배포) |
포인트가 오가는 서비스라 데이터 정합성에 특히 신경 썼다. 클라이언트는 테이블에 직접 쓰지 못하고 모든 쓰기를 서버 함수로만 처리하게 했고, 2,000P 의뢰 기준으로 보관 −2,000P, 지급 +1,800P, 수수료 200P가 정확히 맞는지까지 확인했다.
- 배포 주소: campusrun-lime.vercel.app
- GitHub: JooSeunghyeon/Kookmin-University-Team-6
GitHub - JooSeunghyeon/Kookmin-University-Team-6: Kookmin AI Challenge 2026
Kookmin AI Challenge 2026. Contribute to JooSeunghyeon/Kookmin-University-Team-6 development by creating an account on GitHub.
github.com
아쉽게도 우승은 하지 못했다.발표가 끝나고 결과를 들었을 때는 솔직히 미안했다 팀장으로써 팀원들 한테 좋은결과를 주지못해서
그래도 하루 만에 회원가입부터 AI 의뢰 작성, 에스크로 정산, 실시간 채팅, 모임 기능까지 실제로 돌아가는 서비스를 배포했다는 사실은 지금 생각해도 뿌듯하다.
우승 수상은 없지만, 하루 동안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만들어 낸 경험과 함께 밤을 새운 사람들이 남았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즐거웠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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